노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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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 김용택노닐기 2014. 9. 17. 14:17
사랑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개월은 어디다 마음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은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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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피파니 이후노닐기 2014. 3. 6. 10:45
일상-에피파니 이후 - 일레인 클리프트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 이를 닦습니다. 때로는 커피가 차다고 때로는 수프가 너무 뜨겁다고 불평합니다. 간혹 5킬로그램만 살이 빠지고 입가의 주름이 사라지길 바랍니다. 이제 나는 지쳤어요. 화가 납니다. 내 아이들을 걱정합니다. 친구들이 전화해주길 기다리고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길 바랍니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꿈꿉니다. 지금 그곳에 관해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아침에 산책했습니다. 마악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와 즐거운 불협화음의 새소리를 들었어요. 지그시 눈을 뜨고 걸으며 머리를 늘어뜨려 춤추는 나뭇가지들을 바라봅니다. 나는 장미들을 만지며 벨벳처럼 부드러운 장미의 입술들 위로 신선한 냄새를 맡습니다. 긴 한 시간 동안 혼자 앉아 있어도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나는 ..